자유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만큼 더욱 더 예절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활동지원 매칭, 왜 제도는 멈췄고 당사자는 당근마켓을 열어야 했나?

모바일 App 사용자에게는 실시간 전송!

활동지원은 장애인에게 생존의 조건이다. 특히 중증장애인에게 있어 이 서비스는 하루의 시작과 끝, 심지어 생리적 필요까지 타인의 손을 빌려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편의 제공’의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활동지원이 없이는 밥 한 끼도 먹을 수 없고, 몸을 한 번 움직일 수 없으며, 위급 상황이 닥쳐도 119에 전화를 걸 수조차 없다. 그런데 이 절박한 서비스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운’과 ‘인맥’, 그리고 ‘타인의 호의’에 기대어 작동하고 있다.

최근 나를 5년 동안 지원해주시던 활동지원 선생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시게 되었다. 긴급하게 중계기관에 대체 인력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았다. “현재 인력이 없다”, “주말은 안 된다”, “목욕은 다른 서비스로 알아보라”는 식의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어느 중계기관도 “내부에 대기 중인 인력이 있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되레 “당신이 까다로워서 매칭이 어렵다”는 납득할 수 없는 말까지 들었다. 그렇게 한 달 넘게 공중에 매달린 채, 나는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결국 기다리다 지쳐 직접 당근마켓에 구인 글을 올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 하루 만에 자격을 갖춘 지원자 10여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원자가 없다’던 기관의 설명이 얼마나 왜곡된 것이었는지, ‘당사자가 까다로워서’라는 프레임이 얼마나 근거 없는 낙인이었는지, 이 짧은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공공 서비스 매칭망이 민간 구직 플랫폼보다 비효율적인가? 왜 ‘인력이 없다’는 말만 반복되면서, 실제로는 눈앞에 가용 자원이 방치되고 있는가? 왜 서로 연결해야 할 기관들이,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 한 번 주고받지 않는가?

문제는 단순하다. 장애인과 활동지원인을 연결해줄 구조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활동지원 서비스는 각 중계기관이 자체적으로 인력풀을 관리하고 매칭하는 파편화된 구조로 운영된다. 기관 간 정보는 공유되지 않으며, 한 기관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면, 그것은 곧 “당신은 운이 없다”는 뜻이 된다. 다른 기관에 여유 인력이 있든 말든, 연결해줄 통로는 없다. 장애인은 기다리거나, 포기하거나, 스스로 구인광고를 내는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서비스 대기’라는 말 아래 방치되고 있다. 그리고 이 구조는 그들의 불편과 위기를 제도의 책임이 아닌, 개인의 성격이나 ‘까다로움’ 탓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결국 활동지원 서비스는 제도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제도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은 서비스를 요청할 권리를 갖고 있지만, 그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지원하려는 사람은 존재하고, 절실한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들을 연결해줄 공적 시스템 하나 없는 현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민낯이다.

이제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지역 간, 기관 간 인력과 정보를 통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매칭 거버넌스. 긴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배치 체계. 그리고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공 기반의 실시간 매칭 플랫폼.

더는 개인의 인맥이나 끈기에 맡길 수 없다. 제대로 작동하는 공공 시스템, 지금 필요한 건 활동지원 매칭 컨트롤 타워다.

*이 글은 에이블뉴스 독자 김시내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를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목록으로
오늘 0 / 전체 253
no.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공지

2023. 02. 20 노래자랑 대회

관리자54362023년 2월 22일
207

장애 청년들이 정책에 배제되지 않도록

관리자5182025년 9월 18일
206

청각장애인이 운동할 때, 강사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

관리자4982025년 9월 17일
205

'권리는 법전에만?' 경찰·검찰 발달장애인 권리옹호 교육 의무화 시급

관리자5142025년 9월 11일
204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는 지역에서 완성된다

관리자4982025년 9월 8일
203

장애인·장애인단체 자동차 무상 정비 ‘드림카 프로젝트 시즌13’ 접수

관리자5152025년 9월 3일
202

한자연, ‘자립생활 법제화 2·5·5 정책 추진’ 촉구

관리자5392025년 8월 27일
201

디지털 시대, 고령장애인 이중 격차 해소책이 필요하다

관리자5502025년 8월 25일
200

"운동 중 피로가 심한 만성질환 장애인도 운동할 수 있을까요?"

관리자5412025년 8월 22일
199

‘발달재활사 국가자격 도입’ 시급 vs 복지부, ‘시기 상조

관리자5572025년 8월 21일
198

장애인 이동약자지원 차량 탑승 대기 장소의 필요성

관리자5682025년 8월 19일
197

“청각장애도 음악 막을 수 없어”…농밴져스의 무대 도전

관리자5722025년 8월 18일
196

장애학생의 문해력 현황과 개선 방안

관리자5582025년 8월 14일
195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 윤곽, 장애계 “기대 반 우려 반”

관리자5612025년 8월 14일
194

장애인고용기금, 안 쓰는 돈이 아니라 더 잘 써야 할 돈

관리자5562025년 8월 14일
193

장애인체육회, ‘2025년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역량강화 교육’ 개시

관리자5662025년 8월 13일
192

왜 우리는 작고 가벼운 전동휠체어를 만나기 어려운가

관리자5612025년 8월 12일
191

정신장애 국가책임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관리자5972025년 8월 8일
190

장애계 행동, 이젠 조금 더 차분해지고 '역설적인' 흩어짐을 선택하자

관리자6252025년 8월 6일
189

불법돌봄 조장하는 보건복지부

관리자6252025년 8월 1일
188

백선희 의원,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퇴직연금 지급' 입법화

관리자6332025년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