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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별 쪼개진 재난 대응‥장애인 재난 지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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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장애인을 포함한 안전취약계층 보호가 법적으로 규정돼 있음에도 재난 대응 체계는 부처 간 역할이 분절된 구조 속에서 운영되며 장애 유형과 재난 유형의 복합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난 현장에서 적용되는 행동 지침과 매뉴얼에 장애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맞춤형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이에 정책의 실효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통합 조정 거버넌스 구축, 장애 전문가 위기관리매뉴얼 협의회 참여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최근 ‘장애 포괄 재난안전정책 국제비교 연구’(연구책임자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부 정책연구팀 조윤화 연구위원)를 발간했다.

재난 대응 체계 속 ‘장애인 공백’‥현장 매뉴얼 미비

장애인은 신체적·정신적 특성으로 인해 재난에 더 취약한 집단으로 예방부터 대응, 복구까지 전 과정에서 특성을 반영한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재난 대응에서 장애인을 포함한 ‘안전취약계층’ 보호를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실제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장애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을 안전 취약계층으로 정의하고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과 위기관리 매뉴얼에 이들의 안전 대책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난유형별로 표준화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운용하고 있다. 풍수해·지진 등 자연 재난은 행정안전부가, 감염병·의료기관 재난 등은 보건복지부가 각각 주관해 총 82개의 표준매뉴얼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 재난과 사회재난 등 재난 유형에 따른 위기관리 매뉴얼은 재난 대응 활동계획과 위기관리 매뉴얼이 서로 연계되도록 하고 있음에도 현실은 미흡하다. 특히 재난 현장에서 직접 적용되는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서도 단계별 행동요령이나 협업 관련 주요 임무에 장애인 지원 사항들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실제 재난 상황에서 맞춤형 지원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이번 연구는 국내외 장애인 포괄 재난 안전 정책을 비교·분석하고 재난 대응 협업 기능과 장애와의 연계성을 검토해, 장애와 관련성이 높은 협업 기능 기반 대응을 중심으로 행동메뉴얼에 포함돼야 할 지침을 제시하고자 했다.


미국·일본 ‘제도+현장 운영’ 연계‥장애인 재난 대응 체계화

미국은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가 역할을 나눠 수행하는 다층적 재난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연방법인 ‘미국장애인법 Title II’는 장애인의 접근성과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비상계획 수립부터 대피, 교통, 대피소 운영, 복구에 이르기까지 장애인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지침을 제공하고 필요 시 지방정부에 시정조치를 요구한다. 이와 함께 주정부는 관련 법 준수를 바탕으로 재난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지방정부를 지원하며, 지방정부는 지역사회 조직과 협력해 정보 접근, 대피, 의료, 주거, 복구 서비스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운영·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CMIST 프레임워크와 접근성 체크리스트, 비상 훈련 지침 등은 장애인을 포함한 기능적 지원이 필요한 집단을 재난관리의 주요 주체로 반영하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재난 상황에서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 등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법·제도와 현장 지침을 구체화해 운영하고 있다.

먼저 피난행동요지원자 명부와 개별 대피계획을 제도화해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별 운영 수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관련 지침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다.

또한 2025년 법·제도 개정을 통해 재해구호 범위에 복지서비스 제공을 명확히 포함하면서 재난 이후 단계에서의 복지·의료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일본 내각부는 복지피난소 운영가이드와 피난행동요지원자 지침 등 세부 매뉴얼을 마련해 지자체에 보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재난·장애인 정책의 분절적 운영‥범정부 차원의 통합 조정 거버넌스 구축 필요

보고서는 “현행 장애인 재난 대응 체계는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간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채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재난 유형과 장애 유형의 복합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현장 대응 단계에서도 협업 기준과 구체적인 실행 체계가 미흡해 정책의 실효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애인 재난 대응 체계 실효성 확보를 위해 장애 유형, 장애 특성 등을 고려한 장애인 맞춤형 지원을 위해 보건복지부의 자문‧협조 기능을 명문화해야 한다.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해 장애인 재난 대책을 위해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협조 기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현재 위기관리매뉴얼 협의회는 ‘위기관리 매뉴얼협의회 운영규정’에 의거해 재난 및 안전 관련 경험자 등 200명 위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장애계 전문가는 부재하다. 위기관리 매뉴얼 및 위기실무매뉴얼을 심의하는 위기관리 매뉴얼 협의회 구성 내 장애 단체 및 장애 관련 경험자를 구성원으로 규정하는 등 장애 전문가의 협의체 참여를 통해 장애인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책적으로 “장애인을 포괄하는 재난안전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를 핵심 축으로 하는 범정부 차원의 통합 조정 거버넌스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장애인 재난 대응 체계의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재난 안전정책과 장애인 정책이 제도적으로 분리된 상태에서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취약 재난유형별 장애인 맞춤형 예방·대비·대응 정책 제도화 , 재난 현장 협업 기능별 장애인 포괄 주요 항목 및 내용 표준화, 장애 포괄 국제협력 및 지속 가능 정책 기반 구축 등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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