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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면접에 불리한 정신적 장애인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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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김세이 칼럼니스트】자폐성 장애인, 지적장애인, 정신장애인 등이 해당하는 정신적 장애인의 자립에 있어, 시작부터 겪게 되는 걸림돌은 직장생활을 해보기도 전의 취업 면접일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기 힘든 끝에, 미등록 당사자들이 일자리 구직에 대해 최소한 법적인 제도라도 있을 등록 당사자를 부러워하는 처절한 모습마저 종종 볼 수 있다.

등록 당사자도 정신적 장애인의 경우에는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에 채용될 혜택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점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는 '날 것으로' 취업 경쟁하는 미등록 자폐인인 나와 같은 사례를 위주로 말해보려 한다.

비장애인 신분, 최소한 '정상'이어야 한다는 문턱들

그야말로 정신적 장애를 밝히고 면접을 볼 수도 없고, 밝히지 않고 면접을 볼 수도 없다. 이것으로 미등록 정신적 장애를 요약할 수 있을지 모른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신적 장애를 드러내고 면접에 나서는 건 '이번 구직 포기'와 동의어가 된다. 심하면 '이 계열에는 다시는 구직 안 하겠습니다.'가 되어버린다.

법적으로 비장애인인 한, 이러한 상태를 일개 서민 청년 개인이 막는 건 불가능이라고 봐도 좋다. 그렇다면, 살기 위해 정신적 장애를 숨기고 일을 알아봐야 한다.

이제 사소한 포인트 하나하나가 체크 대상이 된다. 눈을 잘 못 마주치고, 눈치껏 한 말을 문자 그대로 알아들으며, 질문에 제때 말을 조리있게 하기 어려워하는 정도로도 '이상한 사람', '인성 미흡'이 되기 딱 좋게 되고 만다.

저 정도만으로도 그런데, 사회적 눈치를 읽지 못하는 대답을 하거나, 말을 심하게 더듬고 톤이 특이한 등 '비정상의 느낌'을 주었다가는 업무 잠재력 이전에 배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건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사회적으로 상당 부분 정당화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사장이 얼마나 있다고, 우리는 사장에 이입하라고 하며 "네가 사장이면 그런 사람한테 온전한 월급 다 주고 싶어?"라는 말이 통용된다.

그러나 벼랑에 몰리지 않고 생계를 자립적으로 유지하려고 하는데도 쉽지 않은 사람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고, 시장 경제 논리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할 국가적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 글은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당사자의 특별한 능력이 시장 경제에서 경쟁력으로 통용됨을 어필하여 해결하자는 글이 아니다. 그 전에 평범한 정신적 장애인들, 평범한 미등록 당사자들의 삶을 아슬아슬함에서 구해줄 수 있어야 한다.

다 큰 '천덕꾸러기' 자녀를 떼어낼 부모, 살아가야 하는 청년 정신적 장애인

충분히 장애가 심해 보이지는 않는데 취업은 못 하는 자녀를 보는 부모님들의 시선은 보통 곱지 않을 것이다. '내 자식이 남들 하는 만큼 하지 못하고 뒤처진다'면 남는 것은 미운 정도 점점 떨어지는 못마땅함일 것이다.

세대분리를 통해 유사시 독자적으로 주거급여 등의 기초수급이나마 받을 수 있는 나이는 만 30세부터이다. 그 이전에는 소득 액수나 결혼 등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집에서 분리되어 거주해도 부모의 세대로 복지제도 상 계산된다.

그러나 현실이 어떻든 자녀를 책임질 의무는 미성년자 시절까지만이라고 여기는 한국 부모들이 많다.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만 30세 되도록 답답하고 괴로운 자식까지 '참을' 것을 굳이 해야 할 일로 여기진 않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가정 내에서 부모가 어떤 정책을 제시하고, 그것에 따를 의지가 없다면 독립의식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말은 언뜻 참 시원하고 좋다. 틀린 말이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과 같은 현실적인 차별의 장벽은 법으로 장애인이 되어도, 되지 못해도 존재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정신건강과 행동력의 악화를 부르는 악순환

지속적인 생활고에 빠지게 되고, 잔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면 사람은 점점 위축되고 만다. 외출을 하면 돈이니 외출을 하지 못하고, 정신건강은 피폐해지며 심하면 정신과를 다니는 것마저 위기가 와서 회복 불가능한 악순환이 오고 만다.

빚에 얼마나 손을 댈 수 있는지도 개인마다의 차이가 크게 있겠으나, 점점 큰 액수와 높은 이자의 빚과 친해지다가 나중에는 그마저도 손댈 수 없어지기도 한다. 나중에는 빚 상환과 핸드폰 요금, 교통요금 등에 몰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곧 취약계층 사회안전망의 문제이다. 비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편견의 대상이 되어 밀려나고, 또 밀려나다 보면 끝이 없다는 것을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실감해야 한다. 

이젠 정신적 장애를 진단받은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 탈출로

정신적 장애를 진단받은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당사자들이 잘 알고 있다. 나라의 큰 일을 이끌어가실 분들께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경청하려고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은둔고립청년은 사회의 패배자, 낙오자가 아니다. 구조의 고장을 겪고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들이다. 사람 잡는 정상성을 이제는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보고, 사람 살리는 걸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는 사회에서 함께 생존해서 살아가야 한다. 개인의 문제로 돌릴 수 있는 부분에만 모든 걸 집중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벼랑에서 떨어지는 중에 '죽을 힘으로 살기' 따위는 없다. 벼랑에 몰리기 전에 살아남자고 어색함 없이 말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방비 상태에서 은둔과 고립이 길어졌더라도, 정신적 장애가 있더라도 조금씩부터라도 일하기 시작할 수 있는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리한 이상이 아니라, 살 사람 구하는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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