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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서비스 바람 속 쉽지 않은 장애인의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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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정현석 칼럼니스트】 “가족들이랑 같이 살 때는 잘 안 먹었던 것 같은데, 나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햄버거집을 자주 간다며?”

모처럼 본가에 왔던 몇주 전 주말 오후, 식사를 마치고 나자 부모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보셨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 이유를 물어보니 모 외국계 브랜드의 패스트푸드 매장으로 들어가는 내 모습을 본 부모님의 지인들이 “아들 나이도 있는데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너무 자주 먹는 것 같다”며 부모님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밥을 먹어야지 몸에도 좋지 않은 햄버거를 사 먹고 다니는 거야? 이러려고 나갔니?”

패스트푸드 매장에 자주 방문한 것은 맞지만 잦은 방문의 이유는 전혀 달랐기에 좀 당황스러웠지만 우선 비하인드스토리를 꺼내기로 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커피 아이스크림 등 주로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매장에 국한되었던 셀프서비스 바람이 식당에도 불어왔다. 과거에는 “물은 셀프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매장은 많이 있었지만, 구내식당과 같이 “스스로 가져다 먹고 치우는” 방식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무실 건물이나 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에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은 가격을 좀 더 지불 하더라도 음식을 가져다 주고 다 먹고 나면 일어서기만 하면 끝나는 그런 보통의 식당을 선호했다. 식판을 옮기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하기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식당에도 셀프서비스 매장이 속속 등장하면서 밖에 나가서 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일이 언제부터인가 만만치 않은 일이 되었다. 손님이 직접 음식을 챙겨 자리로 가는 곳은 그렇지 않은 매장에 비해 서빙을 담당하는 직원이 부족하고, 만약 점심시간이라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 더 바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개인의 장애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정된 점심시간에 다른 식당을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 직원이 바쁜 것이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위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따가운 눈초리는 덤이며, 그 이외의 시간에도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에 “도와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패스트푸드 매장에 방문한 것은 햄버거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음식을 가져다 먹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테이블서비스의 영향이 컸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매장에 비치된 번호 표지판을 자신이 앉은 자리에 올려놓으면 주문한 음식은 직원이 자리로 가져다준다. 눈치를 볼 필요도, 거절당할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다.

테이블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매장이 패스트푸드 매장이라 해도 햄버거와 같은 간단한 식사뿐 아니라 커피나 음료도 판매하기에 눈치 보지 않고 만날 수 있는 것이 잦은 방문의 이유이기도 했다. 사적이던 회사 일이던 누군가를 만났을 때, 계산 여부를 떠나 음료나 음식을 자리에 놓는 사람은 대부분 비장애인이며 상대방이 장애인보다 연장자라 해도 마찬가지다. 고마움과 죄송함을 넘어 신세를 져야 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져다 먹는 곳이 아닌 가져다 주는 곳”이 주는 편리함을 이야기하니 다소 무거웠던 집안의 분위기도 비로소 풀어졌다. 장애인들에게는 여러 가지가 중요하겠지만 그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안전이 아닐까 싶다. 매장 안에서 다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한 행동이 “나이를 먹었는데도 자기 몸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았으니 이 또한 장애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편견 중 하나일 것이다.

가족들을 떠나 사는 장애인들은 건강을 잃는 순간 독립생활도 끝이기에 비장애인보다도 더 건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들을 자세히 알 수 없어 장애인의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던 이들이 만들어낸 에피소드는 이렇게 걱정으로 시작해 안심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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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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