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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 사다리 ‘이론 낮추고 문턱 허문’ 독일 전문실행가 직업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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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우리나라는 UN 장애인권리협약 발효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일자리가 부족하고 장애인 직업재활 제도가 미흡한 등 장애인 노동시장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반면 독일은 정규 훈련이 힘든 장애인을 위해 이론 비중을 축소하고 난도를 낮춘 ‘전문실행가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중증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기업에 전년 대비 2배의 부담금을 물리는 파격적인 법률을 시행하는 등 장애인의 노동권 보장과 직업재활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제사회보장리뷰에 최근 게재된 '독일 장애인 직업재활의 현황과 시사점’(연구책임자 민세리 베를린훔볼트대학교 재활특수교육학 석사)에서는 장애인의 일반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기 위한 독일의 직업훈련 모델과 고용 유인책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한국 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과 직업재활의 한계

UN 장애인권리협약 제27조(근로 및 고용)는 장애인이 노동시장에서 자유롭게 선택한 직업과 장애인에게 개방적이고 통합적이며 접근 가능한 근로 환경을 통하여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한국은 2009년 UN 장애인권리협약을 발효한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장애인의 근로 및 고용 현실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장애인 일자리가 부족하고 장애인 직업재활 제도가 미흡해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제약이 많다.

반면 독일은 19세기에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한 이후 1차,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전쟁 부상자를 치료하고 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도모하는 차원에서 직업재활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 결과 현재 독일에는 장애인이 직업재활을 통해 일반 노동시장으로 재진입·진입할 수 있는 직업재활 제도가 촘촘하게 발달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장애인의 사회통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사회 전반에 걸쳐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장애인 직업재활을 재정비 및 강화하고 있다.


학습 어려운 장애인 위한 특별 직업훈련 ‘전문실행가 직업훈련 제도’

독일에서 직업재활은 장애인의 근로생활 진입 또는 복귀를 위한 ‘근로생활참여지원’ 차원에서 제공되는 급여로, 직업재활은 일자리 유지 조치와 직업훈련, 계속 교육 및 재교육, 다양한 직업 준비 교육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다.

재활담당기관은 의료・직업 재활 비용을 부담하는 기관으로 재활담당기관은 장애인의 직업재활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나아가 직업재활 기간 동안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한 보조금과 자녀 돌봄 및 가사지원 서비스 비용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

직업재활기관은 장애인의 일반 노동시장 재진입·진입을 목표로 직업 관련 진단・평가, 교육・훈련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대표적인 직업재활기관으로는 직업교육원, 직업진흥원, 장애인작업장이 있다.

독일 장애인 직업재활 정책의 최근 이슈를 살펴보면 먼저 장애인 대상 특별 직업훈련 ‘전문실행가 직업훈련 제도’가 있다. 독일의 직업훈련제도는 이론교육은 직업학교에서 하고 실무교육은 산업체 현장에서 하는, 철저한 산학협동에 근거하는 이원화 제도가 특징이다.

하지만 이원화 제도 속 직업훈련은 교육과 훈련 수준이 높기 때문에 정신장애인과 학습장애인, 지적장애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등 학습 전반에 어려움이 많은 사람은 따라가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독일은 장애인의 일반 노동시장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일반 노동시장에서의 직업훈련이 힘든 장애인과 장애 유형 및 정도가 심해 정규 직업훈련은 받기 힘들지만, 일반 노동 시장 취직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장애인을 위한 특별 직업훈련제도인 전문실행가 직업훈련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정규 직업훈련에서 이론교육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전반적인 난도를 낮춘 형태가 특징이다.

‘고용 제로’ 기업 부담금 2배 인상‥장애인 일반 노동시장 진입 물꼬 틀까

2024년 독일은 장애인의 일반 노동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통합적 노동시장 지원에 대한 법률’을 시행하며 고용부담금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 고용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증장애인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고용주는 전년 대비 2배 상승한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 고용부담금제도 개편이 장애인 직업재활 개선과 직업재활 후 일반 노동시장 재진입·진입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장애인작업장 존폐에 대한 논의는 현실적인 고용 기회 제공이라는 순기능과 격리 및 노동권 침해라는 역기능 사이에서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2015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독일에 장애인작업장을 점진적으로 폐쇄할 것을 권고했고 2021년 유럽의회도 동일한 내용을 촉구했다. 장애인작업장이 장애인의 일반 노동시장 진입을 도모하는 직업재활기관이 아니라 장애인을 격리 고용하는 시설이라는 이유다. 실제로 장애인작업장에서 일반 노동시장으로 전이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장애인작업장 옹호론자들은 일반 노동시장이 모든 장애인을 수용하기 어렵기에 작업장이 장애인의 일할 권리와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며, 폐지론자들은 작업장이 장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며 법적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 적용 등 정당한 처우를 받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이처럼 찬반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장애인작업장 수는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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