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만큼 더욱 더 예절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장애계 행동, 이젠 조금 더 차분해지고 '역설적인' 흩어짐을 선택하자

모바일 App 사용자에게는 실시간 전송!

【에이블뉴스 장지용 칼럼니스트】장애계를 가끔 바라보면 조급해하는 성향이 보입니다. 언제나 ‘지금 당장!’을 외치는 모습은 늘 봐왔던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겐 그 ‘지금 당장’이라는 말 속에 ‘부실 입법도 좋아’라는 메시지가 살짝 숨어있다는 느낌이 들어 보입니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장애계가 요구하는 상당수의 정책 요구는 법령 수정으로 그치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장애계의 요구가 빠르게 이뤄진 입법사례는 잘 보면 법령 수정만으로도 끝낼 수 있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법령 제정이나 수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예산과 인력 투입 같은 복잡한 요소를 같이 끌고 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단 장애계는 법령 제정 이후에 들이닥칠 청구서를 생각해 두지 않은 점도 가끔 있습니다.

장애계 요구사항을 잘 관철하기 위해선 일단 재정 수요와 인력 투입 같은 다른 요소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서 당장 요구하더라도 시행은 바로 시행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물자를 생산하고 인력을 훈련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정책 요구 등에서 필요 재정 규모 추계를 정확히 하고, 재원 조달 방안 같은 요소까지 완벽한 패키지를 내놓을 수 있어야 정부와 국회도 긍정적인 검토를 내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장애계의 요구사항 상당수는 민간 분야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은 점이 있습니다. 최근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요구는 타당한 요구였지만, 실행 과정에서 자영업자 등의 반발이 요즘 잦아지고 있습니다. 유예기간 등 전환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지금 당장’ 바꾸라고 요구하는 수준을 요구했던 점이 이런 결과로 되돌아왔습니다.

물론, 장애인차별금지법처럼 처음 제정 당시에는 민간의 반발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민간의 반발 우려 부분이 거의 실현되지 않은 점도 있었지만, 그때는 법령과 제도로만 충분한 입법이었기 때문에 재정 부담 요소가 덜했던 점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법령 몇 구절 바꾸는 정도에서나 장애계 요구가 빠르게 먹히지, 재정 투입되는 순간 반발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거꾸로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몇몇 요구사항은 산업계 같은 다른 곳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점도 있습니다. 저상버스 보급 속도가 느려지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국내 생산공장의 여력이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장애계가 요구하는 속도를 산업계가 따라오기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최근 저상버스를 보면 전기버스 보급과 맞물려 빠르게 교체한다는 명분으로 중국산 전기 저상버스가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즉, 국내 산업 보호라는 장애계 요구사항만큼이나 중요한 지점을 자주 놓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반발하는 세력들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장애인 탈시설 논란조차 현재 시설이용자부모회 같은 반대 세력과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점이 드러나는 실정입니다. 대안은 많다고 해도 결국 반발 세력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역량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최근 밑바닥 민심을 알 수 있는 뉴스 댓글을 보면 장애인 관련 보도에서 꼭 ‘시위 안 했으면 한다’라는 내용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윗전’만 불편하면 될 문제를 대중에까지 불편해하게 하는 문제로 만들어 결국 가장 중요한 동력인 대중의 지지를 잃고 시작하는 오류를 빚게 만든 것입니다. 오히려 대중을 불편하게 하는 방식이 아닌 대중에 스며드는 투쟁을 전개해야 합니다.

제가 출근할 때 갖춰야 할 일을 까먹고 출근하면 일하는 내내 그 까먹은 일은 생각 한구석에라도 맴돕니다. 빠르게 출근한다고 갖춰야 할 일을 챙기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장애계의 요구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쟁 앞에 준비 없이,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은 실패와 반발을 결국 만들어내기 마련입니다. 장애계의 행동을 가끔 보면 ‘청구서’를 넘어 ‘고지서’ 수준의 요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언제야 대중으로부터 신뢰받고 환영받는 장애계가 될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섭니다.

우리의 행동은 이제 거대한 회전(會戰)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고 오히려 이제 국지전처럼 각지에서 조용하게 행동해서 그러한 성과가 모이는 과정에서 성과를 낼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너무 ‘지금 당장’에 얽매일 필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차분하고 역설적인 흩어짐을 시작합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목록으로
오늘 0 / 전체 253
no.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공지

2023. 02. 20 노래자랑 대회

관리자54342023년 2월 22일
227

장애인 활동지원 억울한 부정수급 판정, 사회보장정보원 "나몰라라"

관리자3712025년 10월 28일
226

노년 장애인 시대,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은 괜찮은가

관리자3772025년 10월 27일
225

"장애 관련 법안 발의 많은데‥통과율·집행 정체, 복지위 편중"

관리자3742025년 10월 27일
224

IL센터 '시설화' 논란 속에 자립생활의 길을 묻다

관리자3862025년 10월 23일
223

복지부·개발원, 2026년도 장애인식개선 교육기관 모집 image

관리자3832025년 10월 22일
222

금융·보험업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률’ 사실상 꼴찌

관리자3982025년 10월 22일
221

중증장애인 2배수 인정제를 분석하다

관리자4462025년 10월 20일
220

경기도 장애인콜택시, 도내 공동주택 자동 출입 가능

관리자4092025년 10월 17일
219

‘업무지원 범위 모호·동시 지원 확대’ 근로지원인 제도 경고음 image

관리자4022025년 10월 16일
218

이제는 배리어프리 스포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관리자4112025년 10월 13일
217

치매와 치매진단 프로세스

관리자4132025년 10월 13일
216

한자연, ‘장애인활동지원 지방세특례 영구법으로 개정하라’ 촉구

관리자4302025년 10월 1일
215

시각장애인이 공간을 인식하며 운동하는 법

관리자4342025년 9월 30일
214

장애인거주시설 학대·착취 인권침해 줄줄이 적발, 시설 폐쇄는 1곳뿐

관리자4292025년 9월 29일
213

셀프서비스 바람 속 쉽지 않은 장애인의 한 끼

관리자5252025년 9월 26일
212

구급차 이송 절단환자 중 0.04%만 진통제 투여, “응급이송 통증관리 체계 마련해야”

관리자4972025년 9월 26일
211

휠체어 사용 장애인 한강버스 직접 탑승, 장애인 편의 부족 "개선 필요"

관리자4692025년 9월 25일
210

장애 영역의 새로운 접근방법 가능성 ‘리빙랩’

관리자4842025년 9월 24일
209

“청년 속의 청년, 장애청년도 함께 서야 합니다”

관리자5242025년 9월 23일
208

중증 장애인은 혼자 가는 응급실이 두렵다

관리자4812025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