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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장애계와 멀었던 사법부, 가까워지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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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박영재 법원행정처 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장애인 단체장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사법부와 장애계의 정기적인 소통 창구와 장애인 사법지원 예규뿐 아니라 사법부의 장애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단체장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26일 오후 1시 30분 이룸센터에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사법접근 및 사법지원에 관한 예규 시행 발표회' 전 환담회에서 장애인 단체장들을 만났다.

이날 환담회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영일 공동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영석 상임대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김미연 위원장,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문애준 상임대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황재연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올해 1월 16일 제28대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했으며 2023년 법원행정처 차장, 2024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대법관을 역임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저희가 앞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야하는 분들을 한 번에 뵙게 돼 이로운 날이라고 생각한다. 제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이 자리뿐 아니라 언제라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환담회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영일 공동대표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사법접근 및 사법지원에 관한 예규’(이하 장애인 등 사법지원 예규) 행사에 법원행정처장께서 직접 와주셔서 감사하다. 이 헌법적 권리에 따른 장애인의 사법접근권을 구체화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알기로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장애인 단체장 초청이 있었지만, 사법부와 대법원장을 만나는 자리는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 4월 장애인의 날도 있고 12월 인권선언의 날도 있으니 사법부, 대법원장분들과 간담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황재연 회장은 “법원의 편의시설에 관한 것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환담회를 진행한다기에 과연 무슨 말이 오갈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사법부는 너무나 가깝지 생각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등 행정부는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것과 달리 소통의 창구가 없다보니 거리감이 있었던 것 같다. 사법부가 장애계와 소통해 장애인을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해 장애인의 자부심과 긍지를 세울 수 있는 사법부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사실 몰랐는데 대법원장 등 사법부와 만난 적이 없다고 하니 바로 가서 건의 드리도록 하겠다”며, “잠시 이렇게 말씀을 듣는 것으로도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이라는 의무적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것을 떠나 장애인 단체장과 같이 현장을 잘 알고 계신 분들의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됐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판사들도 그런 기회와 인식을 가질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답했다.


장애인 등 사법지원 예규는 장애인·노인·인산부 등의 사법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법지원 제도로 사법지원의 대상과 사법지원이 제공되는 사법절차와 서비스의 범위, 사법지원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과 사법지원 대상자들의 사법접근을 위해 법원이 사전적으로 해야 할 시설 접근, 정보접근, 보조기기 비치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 사법접근센터의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특히 사법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는 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더라도 현재 장애로 인해 어려움이 있는 사람, 고령으로 인해 절차를 이해하거나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 임신·출산으로 인해 절차 참여에 제약이 있는 사람, 질병이나 부상 등을 일시적 또는 상황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포함시켰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치훈 소장은 장애인권 디딤돌·걸림돌 판결 책자를 선물하며 “10년간 매년 장애 인권에 디딤돌과 걸림돌이 되는 판결을 선정해오면서 배운 것은 명확하다. 편의와 예구도 중요하지만, 장애 감수성이 없고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 판결에 장애인들은 굉장히 큰 절벽을 느낀다. 예규라는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었지만 이를 통해 장애인권 감수성과 예규가 판결 철학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체계와 시스템을 만들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영석 상임대표는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을 의료적 관점으로 보고 있는데 반해 장애인 등 사법지원 예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두었다는 것에서 시혜적 차원을 넘어 보편적 권리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에서 예규가 만들어지는 것만큼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예규가 얼마나 충실히 이행되는지, 장애 유형과 특성에 맞춘 지원이 제공되는지, 당사자에게 안내되고 있는지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 예규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며 장애계 목소리 전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단체장과 대표분들이라서 그런지 문제점이나 핵심을 잘 집어서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저도 앞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단체 여러분을 뵀을 때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며 “좋은 의견 감사하고 건의할 것은 건의하고 시행할 것은 시행하고 여쭤볼 것은 여쭤보면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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