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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장벽이 된 사회, 기술은 법 위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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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사회적 효율과 보안을 위해 도입된 기술이 누군가의 기본권을 제약한다면, 우리는 그 기술의 ‘속도’가 아닌 ‘방향’을 점검해야 한다. 정부가 2026년 3월부터 휴대폰 개통 시 안면인증을 전면 의무화하기로 한 결정은 보이스피싱 예방이라는 공익적 목적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에게는 법이 보장한 ‘디지털 접근권’을 정면으로 위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정당한 편의 제공’은 시혜가 아닌 법적 의무다

2023년 개정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차별 금지를 구체화했다. 특히 제15조(재화·용역 등의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는 장애인이 재화나 용역을 이용할 때 비장애인과 동등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정당한 편의’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안면인증은 휴대폰 개통이라는 용역을 제공받기 위한 필수 절차로 그 시행을 예고했다. 만약 지체·뇌병변·시각 장애 등의 사유로 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개통이 거절된다면, 이는 동법 제4조(차별행위)에서 규정하는 ‘장애인을 돕는 기구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행위’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즉, 대체보완수단의 마련 없이 안면인증이라는 단일 수단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 자체로 법적 차별의 소지가 다분하다.

정보통신 접근성 보장(제21조)과 인증 기술의 사각지대

동법 제21조(정보통신·의사소통 등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의무)와 시행령 개정안은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및 모바일 앱의 접근성 준수를 강력히 요구한다.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키오스크나 앱은 장애 유형에 맞춰 조작 및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안면인증 시스템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교한 음성 안내나, 수의적 움직임이 어려운 뇌병변 장애인을 위한 기술적 유연성을 갖추지 못했다.

법 제21조 제5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통신·방송망을 통하여 유포되는 정보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장애인을 위한 대체 인증 수단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이 조항에 따른 국가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기술적 포용성을 위한 네 가지 법적·기술적 대안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 대체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상담원 기반 영상통화 인증 (Human-in-the-loop): AI가 처리하지 못하는 ‘예외적 상황’을 인간 상담원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식이다. 이는 법이 요구하는 가장 능동적인 형태의 ‘정당한 편의’다.

패시브 라이브니스(Passive Liveness)로의 전환: 사용자에게 특정 동작을 강요하지 않고 AI가 자연스럽게 생체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이는 인지 및 지체 장애인의 조작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멀티모달(Multimodal) 생체인증 보장: 안면이 불가능한 경우 지문, 정맥, 음성 등 타 생체 정보로 대체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이는 차별금지법 제15조가 지향하는 ‘동등한 성과’를 보장하는 길이다.

DID 기반 접근성 프로필 연동: 사용자의 장애 유형에 따라 인증 환경(대기 시간 연장, 음성 가이드 활성화 등)이 자동 최적화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보안의 가치와 인권의 균형

칼 폴라니(Karl Polanyi)는 사회적 관계에서 이탈한 시장 경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오늘날의 ‘기술’ 역시 사회적 합의와 인권이라는 맥락에서 이탈할 때 거대한 장벽이 된다.

2026년 3월, 안면인증 의무화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범죄를 막았느냐, 보다 "얼마나 단 한 명의 국민도 소외시키지 않았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엄중한 명령을 받들어, 보안의 문턱을 낮추고 접근성의 문을 넓히는 포용적 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기술은 인간을 규정하는 잣대가 아니라, 인간을 돕는 도구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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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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