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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특성이 공유되는 사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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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발달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표준사업장과 작업장이 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장애인에게 노동할 수 있다는 것은 경제적 독립뿐만 아니라 사회적 재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표준사업장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다. 상동행동,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고집스러움 등 자폐성 범주의 장애 특성은 근무지에서 장시간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참으려고 애쓰지만, 쉽지 않다.

서영(가명) 씨는 현 직장에 매우 만족하고 오래 일하고 싶어 한다. 잘하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긴장하거나 동료와의 관계가 민감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따라오는 것이 상동행동의 출현이다. 머리와 어깨를 상하좌우로 흔들고 주먹에 힘을 주는 행동은 몇 분간 지속되어야 멈춘다. 때에 따라 멈추었던 행동이 다시 반복되기도 한다.

이럴 때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놀라기도 한다. 또 서영 씨를 놀리기도 한다. 그래서 관리자나 사회복지사는 이런 행동이 자폐성 장애의 특성이며 흔히 일어나는 일임을 주변 동료들에게 설명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거나 무시된다.

필자가 사업장을 방문하는 기간동안 했던 ‘상동행동을 참지 말고 해도 된다’, ‘의문이 드는 것은 뭐든 질문하자’는 조언만으로도 작업 현장에서 상동행동이 현저히 줄었다고 기분 좋아하던 서영 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도 각자의 주어진 능력 안에서 일과 장애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못 하던 질문을 하기 시작하고, 감정을 다스리려고 호흡법을 사용하고, 타인의 일에 참견하기를 멈추었다. 이런 결과와 통찰은 가슴 뭉클하기까지 하다. 특히 비언어적 요소와 뉘앙스, 행간을 알아차리는 게 힘든 자폐성 장애인과의 의사소통에서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질문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필요하고 고무적이다.

같은 곳에서 일하는 종희(가명) 씨는 회사에서 특별히 가깝게 지내는 동료가 없다. 부모님도 종희 씨가 사회성이 부족해 사람을 사귀지 못한다고 걱정하신다. 진단은 지적장애로 받았지만, 종희 씨의 행동이나 인지능력을 보면 지적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발달장애 특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정신과 약물을 수년간 복용하고 있는 종희 씨는 미니어처와 피규어, 만화 캐릭터 등을 모으는 취미가 있으며 혼자 일본 여행을 다닐 만큼 중급 수준의 일본어와 인지능력을 지녔다.

종희 씨의 융통성 없고 제한적인 관심사는 자폐성 장애의 특성에 해당한다. 사회성의 결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부모님은 ‘돈 계산도 잘하고 머리가 좋으니 잘 타이르고 가르치면 연봉 높은 대기업으로 옮길 수도 있다. 정신과 치료로 정상인이 될 수 있다’고 왜곡된 신념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때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고집스럽고 반복된 행동 특성은 강박증처럼 보인다. 실제로 강박관련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기도 한다. 종희 씨도 장애의 특성이 질병으로 오인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청력이 소실된 청각장애인이 청력 회복을 위해 약을 처방받지는 않는다. 장애를 치료의 노력으로 회복되어야 할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특성으로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정신과적 복합 질환의 경우를 제외).

우리에게는 지금 ‘장애 감수성’이 절실하다. 함께 일하는 일터의 동료와 관리자, 타 유형 장애인, 심지어 가족까지도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대상을 바라보길 바란다. 그러려면 사회가 장애의 특성을 능동적으로 알리고, 교육과정을 통해 어릴 때부터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회사에서, 찜질방에서, 지하철 안에서 그들의 상동행동과 반향어가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우리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회이기를 꿈꾸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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